보도자료

보험사기 '조직·대형化'… 작년만 8천억 적발 "사상최대 경신"

작성자
보험개발원
작성일
2019.04.24

금감원 "보험설계사·車정비업자 등 대형 보험사기 공모·주도"… 1년새 9.3% 늘어 '인당 평균 1천만원 꼴'
# A씨는 12개 보험사에 월 보험료 약 80만원을 납입, 허위사고를 만들었다. 2층 난간에서 추락하는 사고를 고의로 내고, 장애를 입었다며 28억5000만원의 보험금을 받으려 했다.
A씨는 장애관련 특약 등을 집중적으로 공부한 뒤 이에 대한 해박한 보험지식을 바탕, 상해 담보를 단기간에 집중 가입한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보험청구금액이 과다하다는 점 등을 이유로 보험사들이 공동대응해 보험사기는 미수에 그쳤다.
# B한방병원은 공진단ㆍ경옥고 등 보양목적의 한약을 처방, 보험적용이 가능한 의료항목으로 진료기록부를 허위 작성했다. 또, 환자의 실제 입원기간, 납부금액보다 부풀려 입퇴원확인서 및 영수증을 발급해 모두 32억원의 허위 보험금을 타냈다.
특히, 환자 중에는 이 같은 보험사기 사실을 잘 알고 있는 보험설계사가 다수 있었으며, 심지어 자신들의 가족 및 지인까지 동반 입원해 보험금을 타냈다.
# 40여대의 외제차를 대여하는 미등록 렌트카업체 C사는 실제 대여차종보다 고급차종을 대여한 것처럼 보험금을 허위청구하거나 대여하지 않았음에도 대여한 것으로 계약서를 위조하는 방식으로 보험사기를 저질렀다.
또, 유리막코팅 시공관련 허위보증서 작성 등의 방식을 동원해 모두 16억원의 보험금을 허위로 타냈다.
이런 보험사기에는 덴트업체(유리막 시공), 인터넷 車동호회 카페 차주 등이 공모한 것으로 드러났다.
[insura] 지난해 보험사기 적발금액이 역대 최고수준인 7982억원에 달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앞선 사례처럼 보험설계사 및 정비업체 종사자가 연루된 보험사기가 지속 증가하는 등 최근 보험사기가 조직·대형화되는 추세인 것으로 조사됐다.
■ 보험사기 적발금액 "역대 최고"
23일 금감원은 이같은 내용의 '2018년도 보험사기 적발 내역'을 공개했다. 금감원에 따르면, 지난해 보험사기 적발금액(7982억원)은 전년보다 680억원, 9.3%나 증가해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반면, 같은 기간 보험사기 적발 인원은 총 7만9179명으로 전년보다 5.2% 감소했다.그러나 1인당 평균 사기금액은 1010만원으로 사상 처음으로 1000만원대를 넘어섰다.
권역별로는 손해보험이 7238억원으로 전체 보험사기의 90.7%, 생명보험은 744억원으로 9.3% 수준으로 집계됐다. 보험종목을 보면 장기손해보험이 전체 보험사기의 44.6%를 기록, 지난해 처음으로 자동차보험 사기 적발금액을 추월했다. 장기손해보험 사기 비중은 2015년 37.1%, 2016년 38.2%, 2017년 41.7%로 매년 증가하는 추세다.
반면 보험사기 과반 이상을 점유하던 자동차보험 사기 비중은 지속적으로 감소해 전체 보험사기의 41.6%(3321억원) 수준을 나타냈다. 자동차보험 사기 비중은 2015년 47%, 2017년 45%, 2017년 43.9%로 매년 감소했다.
금감원 관계자는 "무인카메라(CCTV) 설치가 많아져 자동차보험 사기가 쉽지 않아졌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 보험전문가들… 사기꾼 전락
특히 보험에 대해 잘 아는 사람들이 보험액 지급 절차의 구멍을 노리면서 보험사기에 가담하는 경우가 늘고 있어 주목된다.
지난해 보험설계사를 포함한 보험업 종사자 중 보험사기범으로 적발된 사람은 1250명이었다. 이는 2016년(1019명) 대비 22.6% 증가한 수준이다. 2017년(1055명)보다는 18.4% 늘었다. 실제 금감원은 최근 보험사와 보험대리점 등 18개 기관 소속 전현직 설계사 24명(보험사 4명, GA 20명)에 대해 행정제재를 가한 바 있다.양형에 따라 16명은 설계사 등록 취소, 8명은 90일간 또는 180일간의 업무정지 조치를 받았다. 이들이 편취한 보험사기금액은 총 3억5000만원으로 나타났다.
보험청구액 신청에 관여하는 정비업종 종사자가 보험사기범으로 전락한 경우 또한 증가일로다. 지난해 기준 1116명으로 집계, 2016년(907명)이나 2017년(1022명)보다 늘었다.금감원 관계자는 "보험업 모집종사자와 정비업소 종사자의 보험사기는 최근 3년간 지속적으로 확대되는 등 보험사기형태가 조직화·전문화되는 추세"라며 "직간접적으로 보험사기를 많이 접하다 보니 보험사기 유혹에 빠지는 사례가 많은 것 같다"고 분석했다. 보험사기 유형별로는 '사고 내용 조작'으로 타낸 보험금이 1656억5500만원으로 가장 많았고, '허위·과다 입원'이 1002억6800만원으로 뒤를 이었다. 보험에 가입할 때 본인 질병을 숨기는 '고지의무 위반'으로 보험금을 타낸 경우도 826억9700만원에 달했다. 이어 '음주, 무면허 운전' 742억6800만원, '운전자 바꿔치기' 549억5800만원 순이었다.
■ 60대↑ 보험사기범 증가일로
연령별로 60대 이상 고령층이 보험사기로 적발되는 경우도 늘었다. 2016년엔 60대 이상 노인들의 보험사기 비중이 전체 13.9%에 불과했지만 2018년엔 16.1%로 증가했다.
요양병원 등지서 불필요한 의료행위를 받고 보험을 청구하는 행위가 늘고 있는 데 따른 것.업계 관계자는 "60대 이상 고령자가 겪을 수 있는 보험사기로는 병원 관련 보험사기가 최다를 차지하고 있다"고 귀띔했다. 요양병원의 불법행위는 치료가 필요 없거나 경증인 '나이롱 환자'를 입원시킨 후, 진료 기록 등을 조작해 △입원 일수를 부풀려 입원 일당을 높이고, △실제 치료가 없었으면서 치료 비용에 청구하고, △비급여 항목을 과다 시행한 후 청구하는 수법 등이 주로 사용되고 있다. 장기 입원이 필요한 환자를 치료하기 위해 만들어진 요양병원이 취지와는 무색하게 보험사기의 온상이 되고 있는 형국.
반면 30대~50대의 보험사기 비중은 2016년 69.9%에서 2018년 66.8%로 소폭 감소했다. 금감원 자료에 따르면 50대 이상 연령자, 성별로는 여성이 병원 관련 보험사기를 치는 경우가 많았다. 50대 이상의 병원 관련 보험사기 비중은 40.9%였다. 여성이 허위입원 등 병원 관련 보험사기를 치는 경우는 46.9%, 남성은 18.6%였다.
■ 금감원, 신고포상금 24억 지급
한편, 금감원과 각 보험사가 운영하는 보험사기 신고센터에는 지난해 4981건의 제보가 접수됐다.
보험사기 적발에 기여한 제보(4584건)에 대해 작년 총 23억9000만원(전년比 3억2000만원↑·15.5%↑)의 포상금이 지급됐다. 건당 평균 포상금은 52만원이었다. 특히 음주·무면허 및 운전자 바꿔치기 등 자동차보험 관련 유형 중심으로 손보사 제보 접수건이 전체의 90.4%를 차지했다. 금감원 관계자는 "포상금 상위 10건 중 6건이 병원의 허위(과다)입원 관련 유형"이라며 "의료기관 내부자와 보험 설계사 등의 제보가 보험금의 허위·과다 청구를 적발하는 데 크게 기여했다"고 평가했다.
업계는 적발되지 않은 사례까지 감안하면 보험사기 규모가 연간 수조원 대에 이를 것으로 보고 있다. 금감원은 수사기관, 건강보험공단, 건강보험심사평가원 등과 공조해 보험사기 취약부문에 대한 기획조사를 실시하고 보험사기인지시스템(IFAS)을 지능화할 방침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보험사기는 일반범죄와 달리 조직적·계획적이며 은밀하게 진행되므로, 이를 근절하기 위해선 국민들의 관심과 제보가 필요하다"며 "보험사기 사실을 알게 된 경우 금감원이나 보험사의 보험사기신고센터에 적극 신고해 달라"고 당부했다.            
[유은희 기자 reh@]