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도자료
중소보험사 M&A發 시장재편… '업황급변·칼바람' 관건
- 작성자
- 보험개발원
- 작성일
- 2019.10.30
더케이손보·KDB생명 비롯, 내년까지 최소 4~5개社 매물 줄줄이… 저금리 속, 자본확충 부담 등 예비구매자들 "신중"
[insura] 한동안 잠잠하던 보험업계가 또 다시 인수합병(M&A) 이슈로 술렁이고 있다.
회계제도 변화 및 지속적인 저금리, 저성장을 견디지 못한 보험사들의 매각가능성이 줄줄이 언급되고 있는 것.
실제 최근 KDB생명과 더케이손보가 매각을 공식화, 여기에 동양·ABL생명도 잠재적 매물로 거론되고 있다.
다만, 아직 뚜렷한 인수후보가 나타나지 않는 등 시장반응은 미미해 향후 매각성사 여부에 관심이 쏠린다.
29일 금융투자·보험업계에 따르면, 더케이손보와 KDB생명을 비롯해 MG손보 등 내년까지 4~5개 보험사가 M&A시장에 나올 전망이다.
우선, 한국교직원공제회는 최근 더케이손보 매각을 위해 삼정KPMG를 주관사로 선정하고 투자안내문을 배포했다.
교직원공제회과 삼정KPMG는 인수후보 물색 후 내달 10일쯤 예비입찰을 진행할 계획이다.
더케이손보는 지난해 125억원의 영업손실로 적자 전환했으며, 올해 상반기에는 63억원의 영업손실을 냈다.
하지만 더케이손보는 종합손보사 라이센스를 보유하고 있으며, 여타 손보사들에 비해 자본확충 부담이 적어 흥행이 예상된다는 관측이다.
임영혁 더케이손보 사장은 "현재 경영 효율화와 가치평가를 진행하고 있으며 평가에 따라 매각·증자를 할 수도, 파트너를 구할 수도 있다"고 전했다.
앞서 산업은행은 KDB생명 매각을 수차례 공식화한 바 있다. 금호그룹 부실로 KDB생명(옛 금호생명)을 떠안고 나서 4번째 매각 시도다.
산업은행은 지난달 30일 KDB생명 매각공고를 냈으며, 매각주관사로는 크레디트스위스(CS)와 삼일회계법인을 선정했다.
이번 매각은 KDB생명 보통주 8800만주를 매각하면서 경영권까지 넘기는 거래로 내달 투자의향서(LOI)를 접수해 쇼트리스트를 뽑고, 올해 안에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해 내년 초 매각 절차를 마친다는 계획이다.
현재 예상 매각가는 4000억~5000억원으로 거론된다.
여기에 중국 안방보험의 해외 계열사인 동양생명과 ABL생명의 매각도 꾸준히 제기되고 있다.
中금융당국이 두 보험사의 최대주주인 안방보험을 경영하고 있는데, 최근 안방보험의 재무상태 악화로 해외자산 정리에 박차를 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안방보험은 지난달 미래에셋자산운용에 미국현지 15개 호텔을 58억달러에 매각, 해외자산 매각이 본격화되면서 두 보험사도 머지않아 매물로 나올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동양생명과 ABL생명의 경우 대어까지는 아니지만 생보사 중 매력적인 매물로 평가받고 있다.
올해 상반기 기준 동양생명과 ABL생명의 자산규모는 각각 33조원과 20조원이다.
두 회사가 합병해 시장에 나온다면 자산규모기준 업계 5위권 생보사가 탄생케 된다.
이밖에 MG손보도 잠재적 매물로 꼽힌다. 지난달 금융위는 MG손보의 대주주를 JC파트너스로 바꾸고, 내달까지 2000억원 규모 자본확충을 마무리하는 내용의 경영개선계획안을 조건부 승인했다.
자본확충 및 기업가치 극대화 이후, 매각을 추진할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이다.
문제는 '인수후보 찾기'다.
저금리 장기화로 보험업계 업황이 안 좋은데다, 자본확충 부담까지 품고 있어 선뜻 큰 돈을 내고 사가는 인수 후보가 있을지 의문이라는 평가가 적지 않다.
더케이손보와 KDB생명의 경우 2% 안팎의 낮은 시장점유율과 다양화에 실패한 사업 포트폴리오, 인수 후 추가 비용부담 등이 걸림돌이다.
실제로 교직원공제회는 더케이손보에 수차례 유상증자에 참여, 자금을 지원했지만 외형과 이익 증가세가 기대에 못 미치자 결국 매각을 결정한 것으로 전해진다.
KDB생명 역시 산업은행이 인수와 증자에 그동안 약 1조3000억원 가량을 투입한 만큼, 인수후보자와 매각가격을 조정하기란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장부가는 1조원이 넘지만 업계 주가순자산비율(PBR) 0.5배를 적용하면 적정 인수가는 5000억원 이하이기 때문이다.
여기에 시장점유율과 영업력, 생보업을 둘러싼 시장 환경 등을 전반적으로 고려하면 금융투자 업계에서는 매각가는 2000억원 안팎으로 봐야 한다는 주장마저 나오고 있다.
또한 보험사의 자본확충 부담은 매각 흥행에 불리한 요인으로 작용한다.
보험사는 오는 2022년 新국제보험회계기준(IFRS17)과 신지급여력제도(K-ICS) 등 규제강화로 부채를 시가로 평가해야 해 자본확충 부담이 커지고 있다.
결국, 2022년 IFRS17 도입을 앞두고 보험사 매물이 지금보다 시장에 많이 나올 것으로 예상되지만, 금융지주사들은 당장 보험사를 인수하기보다는 더 좋은 매물을 낮은 가격에 매입할 적기를 기다린다는 전략이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현재 보험사가 자본을 확충해야 하는 시기인 만큼 매수자 입장에서는 과도하게 자본을 투자해야 할 우려가 있다"며 "그럼에도 보험사 인수로 시너지를 내야만 하는 금융지주들은 검토할 의사가 있는 만큼 향후 업계가 재편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한편, 크고 작은 보험사들이 M&A시장에 잇달아 나올 가능성이 커지면서 그에 따른 구조조정 '칼바람'에도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실제 동양·ABL생명이 합병 및 매각될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지난 8월 동양생명 노사는 상시퇴직제 도입에 합의하는 등 매각을 위한 몸집 줄이기에 들어갔다.
ABL생명은 아직 하반기 임직원 퇴직관련 계획이 없지만, 내년에는 달라질 가능성이 있다.
[김무석 기자 km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