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도자료

제로금리, '역마진'공포↑… '생존'日생보사 "반면교사"

작성자
보험개발원
작성일
2020.06.22

보험硏, 90년대 '생존 日생보사' 공통점 정리… 저축성보험 판매, 고위험 투자 지양 + ALM 대비 "국내 보험사들, 재무상태 점검 긴요"


[insura] '제로금리' 시대를 맞아 국내 생보사의 재무건전성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1990년대 일본 생보사 사례를 교훈 삼아 국내 생보사들도 각사별 차별화된 경영전략을 유지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21일, 보험연구원은 '일본 생명보험회사의 파산과 생존(윤성훈 선임연구위원)' 보고서를 내놨다.


한국은행은 코로나19로 인한 금융시장 및 실물경제 위기에 대응키 위해 기준금리를 두차례 인하(1.25%→ 0.75%→ 0.5%), 사상 최초로 제로금리 시대에 들어섰다.


기준금리 인하와 초저금리는 생보사의 자본확충 부담 확대 및 수익성을 약화시켜 재무건전성 악화 우려를 높이고 있다.


일본의 경우 7개 중소형 생보사가 1990년대 들어 발생한 자산 거품붕괴와 저금리 영향 등으로 1997년 4월부터 2001년 3월까지 연속 파산했다.


日생보사들의 파산 원인은 기본적으로 높은 예정이율을 보장하는 일시납 저축성보험의 과도한 성장, 자산 거품붕괴와 저금리에 따른 막대한 이차역마진 발생, 자산운용 및 위험관리 실패 등이다.


윤성훈 보험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생존한 일본 중소 생보사들은 자산 거품붕괴 이전과 이후 업계의 일반적인 영업과 자산운용 흐름을 따르지 않고 자기만의 차별화된 경영전략을 유지했다"고 말했다.


1984년, 자산 기준 업계 8위였던 타이요(太陽)생명은 가정주부를 대상으로 입원비와 수술비를 보장하는 단기 양로보험 판매에 주력했다. 1980년대 후반 보험사들의 자산 확대 경쟁에 참여해 개인연금 판매를 늘렸기 때문에 파산한 중소형 생보사와 마찬가지로 이자 역마진 문제가 커졌다.


하지만 타이요생명은 가정주부를 대상으로 영업한 것이 '신의 한 수'였다. 먼저 그들에게 주로 팔았던 양로보험이 생각보다 손해가 안 났다. 입원비와 수술비를 보장하는 양로보험이었는데, 예상보다 질병에 걸리는 사람이 적었던 것.


주로 가정주부를 대상으로 영업을 하다 보니 기업을 대상으로 영업하던 다른 보험사와는 달리 주식·대출·해외증권 등 고위험 자산에 대한 자산운용 비중이 낮았다.


당시 일본선 기업이 보험에 가입해주면 보험사는 고객 기업의 주식을 취득하거나 대출을 해주는 것이 관례였다. 또 위험한 시기에 배당을 늘리지 않고 내부유보금을 확대한 것이 주효했다.


14위권 다이도(大同)생명 역시 위기상황서 보수적인 고객군 선정과 자산운용에 집중했다. 이들은 중소기업 직원을 대상으로 정기보험에 집중했다. 1970년 이전까지 대형 생보사와 마찬가지로 영업직원을 통해 개인보험을 팔았던 이 회사는 실적이 좋지 않아 배당을 지급하기 어려웠고, 책임준비금 부담이 컸다. 1970년대 들어서면서 준비금 부담이 적은 정기보험에 특화하는 전략으로 전환했고, 중소기업을 위주로 순수 보장성보험 판매를 시작하면서 실적이 개선됐다.


다이도생명 역시 수익성이 높은 정기보험을 판매했음에도, 대형 생보사와 사망 보험시장에서 경쟁하기 위해 배당 경쟁을 해야했다. 이를 위해 1980년대 주식 투자를 늘리기도 했다. 하지만 1990년대 들어서 자산 거품 붕괴 직후 자산구성을 안전한 국채 위주로 빠르게 전환했다. 이는 재무 및 자산운용부서에서 주식 매각을 강력히 주장했기 때문이다.


후코쿠(富國)생명은 공무원과 공기업 직원을 택했다. 우량 고객을 선별하고 유지 관리에 신경쓰는 등 해약률을 낮추는데 주력했다. 이 회사는 이들을 상대로 보장성보험을 공급했는데, 자산운용 및 계리부서의 의견을 중시해 개인연금이나 변액연금 등 판매를 자제했다.


윤 선임연구위원은 "생존한 중소형 생보사의 경우 자산 거품 붕괴 이전과 이후 업계의 일반적인 흐름에 따르지 않고 차별화된 경영전략을 유지했다"며 "자산 거품기에도 고위험 자산에 대한 투자를 늘리지 않았고 거품 붕괴 초기부터 주식 비중을 낮췄다"고 밝혔다.


차별화된 경영전략을 유지한 경영진의 리더십도 위기 극복에 영향을 미쳤다고 봤다.


그는 "자산 거품기 성공적으로 보이던 다른 생보사의 경영전략(일시납 저축성 보험 확대)과 투자전략(주식 비중 확대)을 따르지 않았다"며 "파산 생보사는 영업이 경영의 전부였으나 생존 생보사들은 투자나 자산운용이 영업의 보조 수단이 아니고 독립적으로 이뤄졌다"고 말했다.


이들의 경영전략은 2000년대 들어서도 지속되고 있고, 상품 구성서 종신보험 중심의 대형 생보사와 차별화된 모습을 보이고 있다. 타이요는 양로보험 중심서 의료 및 개호보험으로 상품 구성을 확대했고, 다이도생명은 여전히 정기보험에 집중하고 있으며, 후코쿠생명은 의료보험에 특화하고 있는 등 저축성보험 비중이 낮다.


윤 선임연구위원은 "일본의 사례는 생보사 경영에 있어 위험률차익 확보와 자산부채관리(ALM)가 얼마나 중요한 지 다시 한 번 일깨워준다"고 말했다.


[유은희 기자 re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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