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도자료
'음주운전 사망사고' 증가일로… "처벌·보험료 할증 높여야"
- 작성자
- 보험개발원
- 작성일
- 2023.06.08
- 조회수
- 520
보험硏 "美·日, 처벌수위·보험료할증 → 음주운전 감소"… 韓, 2회적발 불구 할증률 15%내외 "기대비용 낮아 경각심 저조"
[insura] 음주운전 교통사고 발생건수가 다시 늘어나고 있는 가운데, 미국·일본처럼 처벌수위를 높이고 보험료 2배이상 상향 등 기대비용을 강화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국내선 음주운전으로 적발돼도 대부분 집행유예를 선고받고 보험료 할증률도 15% 안팎에 그치고 있다.
4일 보험연구원 발간 '일본과 미국의 음주운전 억제 사례와 시사점(전용식·윤성훈 선임연구위원)' 보고서에 따르면, 우리나라 음주운전 사고는 2019년 이전 대비 감소했지만 지난해부터 다시 늘어나는 추세다.
경찰청 분석결과, 음주운전 교통사고는 2012년 발생 2만9093건(사망 815명, 부상 5만2345명)에서 2021년 1만4894건(사망 206명, 부상 2만3653명)으로 줄었다. 하지만 2022년엔 발생 1만5059건(사망 214명, 부상 2만4261명)으로 발생, 사망자, 부상자 모두 증가했다.
특히 올해 들어 지난 4월 7일까지 대낮 음주운전 사고가 전년동기대비 2배이상 늘어난 것으로 전해졌다.
음주운전 교통사고 발생건수와 사망자·부상자 수의 절대 규모는 줄었지만 일본이나 독일 등과 비교하면 상대적으로 높은 수준이다.
특히 교통사고 사망자 수 대비 음주운전 사망자 수 비율이 8.8%(2019년 기준)로 영국(12.0%) 다음으로 높다. 인구 1000명당 음주운전 사망자 수 비율(0.57%), 자동차 등록 대수 1000대당 음주운전 사망자 수 비율(1.27%) 모두 가장 높은 수준이다.
이미 음주운전 사망자 및 부상자 수는 줄어들고 있지만 적발 건수는 2020년 이후 증가하고 있다. 경찰청에 따르면 음주운전 적발 건수는 2021년 대비 1회 적발 17.0%, 2회 적발 8.5%, 3회이상 적발 4.7% 등 모두 늘어났다.
학계선 음주운전의 원인으로 상대적으로 낮은 음주운전 기대비용을 지적했다. 음주운전을 하는 것이 큰 손해가 아니라는 인식이 원인이라는 지적이다. 보고서는 음주운전 적발에 대한 처벌 등 각종 기대비용이 다른 나라보다 낮기 때문에 사회적 비용이 크다고 지적했다. 국내의 경우 음주운전 사망·상해 사고의 대부분이 집행유예나 벌금형인 실정이다.
음주 전과자가 음주운전 사망사고를 냈는데도 집행유예가 선고되는 사례가 있을 정도다. 보험료 할증률도 미미하다. 반면 음주운전 적발 1회의 경우 9%, 2회시 15% 내외 인상되는 것에 그친다. 일본과 미국선 혈중알코올농도(BAC) 기준을 강화하고 벌금 인상, 양형기준 강화 등 음주운전 처벌을 강화하면서 기대비용이 오르자 음주운전 사고가 감소한 것과 상반된 흐름이다.
일본의 경우 2001년 형법 개정, 2002년 BAC 기준을 강화하면서 음주운전이 감소했다. 음주운전 사망사고 최대 형량을 5년서 15년으로 늘리고, 교통사고 벌금을 6배 인상했다. 처벌 가능 BAC 기준도 0.05%서 0.03%로 강화했다. 이와 더불어 호흡측정시 알코올 농도가 리터당 0.15㎎ 이상인 경우도 음주운전으로 판단한다. 0.15~0.25㎎/ℓ 미만일 경우엔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만엔 미만의 벌금, 그리고 90일 면허정지를 부과한다. 0.25㎎/ℓ 이상이면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100만엔 이하의 벌금 및 2년 면허정지에 처한다. 주류를 제공한 자 또는 동승자도 징역 또는 벌금에 처한다.
이처럼 법을 개정한 이후 일본의 음주운전 사망사고는 2000년 1276건에서 2012년 258건, 2022년 120건으로 감소했다. 사망사고 대비 음주운전 사망사고 비중은 2012년 5.8%에서 2022년 4.6%로 떨어졌다.
미국도 비슷한 효과를 거뒀다. 1984년 법정음주연령법을 시행하면서 음주연령이 21세로 상향됐고 1988년부터 모든 주에서 채택해 시행 중이다. 이에 따라 1985년 교통사고 사망자 중 음주운전 교통사고 비중이 41%에서 1995년 32%, 2019년 28%로 떨어졌다. 유타주의 경우 최근 BAC 기준을 0.08%서 0.05%로 낮췄다. 이후 12개월 동안 음주운전 교통사고 사망자 수가 20% 감소했다. 1993~1994년 6개 주가 BAC 기준을 0.10%서 0.08%로 강화한 결과 교통사고 사망자 대비 음주운전 사망자 수 비중이 6%p 이상 떨어졌다. 올해 들어 유타주를 제외한 모든 주가 BAC 기준을 0.08%로 정하고 있다. 10대 운전자와 상업용 트럭 운전자들에겐 무관용 수준으로 0.02%를 적용 중이다. 뉴욕주의 경우 사상자가 없더라도 음주운전으로 2번 이상 적발되면 처벌이 가중된다. 사상자가 있다면 최대 15년의 징역이 선고된다. 특히 미국은 사법적 측면뿐 아니라 자동차보험서도 음주운전 경력이 있으면 28~159% 수준의 높은 할증률을 부과했다.
전용식 보험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미국과 일본 사례를 고려해 음주운전 사고 형량을 높이고, 적발 경력이 있는 운전자에 자동차 보험료 할증률을 높이는 방안을 검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유은희 기자 reh@]